
사찰에 가면 가끔 조용히 책상 앞에 앉아 경전을 한 글자씩 옮겨 적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사경(寫經)’이라고 부른다. 언뜻 보기에는 단순한 필사 작업 같지만, 사경은 마음을 가다듬고 수행을 이어가는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불교에서 사경은 경전을 옮겨 적는 행위 자체가 곧 수행이자 공덕이 된다. 한 획, 한 글자마다 마음을 집중하고, 잡념을 버리며, 경전의 뜻을 새기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불교 사경이 단순한 필사가 아닌 이유와, 그 전통이 지닌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사경의 기원과 역사사경은 불교가 한자 문화권으로 전해지면서부터 본격적으로 행해졌다. 불교 경전을 옮겨 적는 것은 단순히 책을 복제하기 위한 수단만은 아니었다. 특히 인쇄술이 발달하기 이전에는 사경을 통해 경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