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에 가면 ‘절밥’이라 불리는 사찰 음식을 맛볼 기회가 종종 있다. 소박하고 담백한 나물 반찬과 따뜻한 밥, 그리고 맑은국이 전부인 경우가 많지만, 그 안에서 깊은 울림을 받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단순히 채식하기 때문이 아니라, 사찰 음식에는 불교의 수행과 철학이 그대로 녹아 있기 때문이다. 사찰 음식은 맛을 위한 요리가 아니라,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닦는 과정으로 이어지는 수행의 연장이다. 오늘은 우리가 흔히 아는 ‘절밥’ 이상의 의미를 가진 사찰 음식 문화를 살펴보려 한다.사찰 음식의 기본 정신사찰 음식은 불교의 계율과 수행 정신을 담고 있다. 살생하지 않기 때문에 고기와 생선을 쓰지 않고, 오신채라 불리는 파, 마늘, 달래, 부추, 흥거 등 자극적인 향을 내는 재료도 배제한다. 이는 단순히 건강을..